한화첨단소재 출신 필름 전문가들이 모여 창업한 인네이처가 'PDLC' 스마트필름을 한 단계 끌어올린 전기변색 창으로 건축과 자동차 시장의 문을 동시에 두드리고 있다. 투명창이 검은색으로 변하면서 열까지 차단하는 이 창이, 40년 묵은 스마트글라스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제품이 좋아서 선택받는 것 같아요."
군더더기 없는 대답이었다. 색과 투과율은 물론 온도까지 조절되는 인네이처의 핵심 기술로 스마트필름을 만드는 한세진 대표는, 회사가 시장에서 선택받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인네이처는 '사람과 자연을 연결하는 기업'을 표방하며, 필름을 직접 생산해 창에 적용하는 소재 기업이다. 창업 7년 차에 접어든 지금, 대전에 뿌리를 둔 이 작은 기업은 국내를 넘어 미국과 글로벌 자동차 업계까지 시야에 넣고 있다.

Brooklyn Chamber of Commerce PoC / 자료제공=인네이처
한화 출신 '필름 전문가'들, 에너지 절감 창에서 출발하다
인네이처의 출발점은 소재였다. 창업 멤버들은 한화첨단소재에서 관련 아이템을 개발하고 생산하던 필름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산업부 과제로 창문용 에너지 절감 창을 개발하다, 아예 독립해 회사를 차렸다.
핵심은 '필름'이다. 대표는 "필름에 반도체 등의 나노 박막을 코팅하고, 전기를 넣으면 투과율과 색이 바뀌고 열도 난다. 이를 통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창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만드는 것은 단순한 창호가 아니라, 평범한 유리를 똑똑하게 바꾸는 소재 그 자체인 셈이다. 회사는 이를 발판으로 투자 유치를 진행하며 사업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Brooklyn Chamber of Commerce PoC / 자료제공=인네이처
기존 PDLC 창은 하얗고 뜨거웠다… 차별점은 '열 반사 코팅'
전기로 색이 변하는 스마트필름 자체는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한세진 대표는 "투명·불투명을 오가는 전기변색 필름은 40년 전부터 나와 있었다"고 했다.
문제는 실제 소비자의 요구와 어긋난다는 점이었다. 창문이나 자동차 유리를 쓰는 사람들은 검은색을 원하고 열 차단도 잘 되길 원한다. 인네이처는 필름을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그 위에 열을 반사하는 금속 물질을 코팅할 수 있다.
한 대표는 "그래서 열 차단도 되고, 여름에는 열을 막고 겨울에는 따뜻해야 하는 두 가지를 모두 갖췄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데 그쳤던 기존 스마트필름에 검은색과 단열이라는 두 가지를 더한 것이 핵심 경쟁력이다.


아웃도어용 리테일 시장 진입용 파고라 / 자료제공=인네이처
창 한 장이 블라인드·커튼·단열재를 대신한다
이중창 효과를 낼 수 있고, 눈이 오면 눈을 녹이고 김이 서리면 김도 없앤다. 여름엔 열을 막아 냉방 부담을 줄이고 겨울엔 따뜻함을 유지하며 결로와 성에까지 잡아내는 다기능 창이다.
여기에 디지털 제어가 더해진다. 단순한 투명·불투명을 넘어 블라인드를 친 듯한 효과, 커튼을 친 듯한 효과를 디지털로 구현하고 온도까지 조절한다. 창 한 장이 블라인드와 커튼, 단열재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다. 올해 10월 독일 Glasstech 전시를 목표로 일본의 대기업 A사와 이러한 OmniShade 기능의 컨트롤러를 공동개발 중이기도 하다.
배경: 커지는 스마트글라스 시장
글로벌 스마트글라스 시장은 2023년 약 55억 달러에서 2032년 약 13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변색(Electrochromic) 기술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PDLC는 빠른 전환 속도를 강점으로 건축과 자동차 분야에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Brooklyn Chamber of Commerce PoC 이후 기념사진/ 자료제공=인네이처
혁신제품 선정에 미국 첫 시공까지
인네이처의 창은 조당청 혁신제품으로 선정됐고 현재 조달 등록 절차를 밟고 있다. 국내에서는 여러 차례 시공 실적을 쌓았다.
특히 의미 있는 사건은 미국 브루클린 상공회의소(Brooklyn Chamber of Commerce)에서 진행한 첫 해외 시공이다. 이를 기반으로 투자 유치와 글로벌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자동차 회사와 선루프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대형 가구사·글로벌 유통사, 그리고 완성차 선루프
향후 3년 목표는 건축용 시장과 자동차용 시장이다.
건축용 분야에서는 국내 대형 가구·인테리어 기업 및 미국 대형 유통망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 내 JV 설립을 통해 시장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자동차 회사, 선루프 업체 및 필름 공급사에 라이선스를 제공하고 필름을 공급하는 사업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테스트 단계에 있으며 향후 양산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jpg)
인네이처 한세진 대표 / 자료제공=인네이처
스마트필름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사람과 자연을 연결하는 기업을 꿈꾸는 인네이처. 대전에서 시작된 이 소재 기업의 기술이 글로벌 건축 및 자동차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